저는 아파트 투자에 자신이 없었고 여유자금도 많지 않아서 경매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법원 경매는 직접 법정에 가거나 대리인을 통해 입찰해야 합니다. 그래서 경매 사이트만 오래 들여다볼 뿐 실제 입찰은 하지 못했습니다. 연차를 내면 갈 수 있었을 텐데, 연차까지 써서 갔다가 낙찰을 못 받으면 손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핑계였습니다.
그러던 중 공매를 알게 됐습니다. 온라인으로 입찰할 수 있다는 점이 직장인인 저에게 큰 매력이었습니다. 이후 공매로 토지 1건과 상가 2건을 낙찰받았습니다.
- 토지 1건: 고향집 근처에 나온 땅이라 익숙해서 공유지분을 낙찰받았습니다.
- 상가 1건: 창고용으로 사용하려고 낙찰받았습니다.
- 상가 1건: 명도소송을 직접 온라인으로 진행해 보고 싶어서 낙찰받았습니다.
반대로 실패도 있었습니다. 현장에 가보지 않고 입찰한 토지가 있었는데, 낙찰 후 확인해 보니 맹지인 데다 바로 옆에 축사가 있어 냄새가 심했습니다. 되팔기도 어렵다고 판단해서 결국 입찰보증금을 포기했습니다. 이 경험으로 현장조사의 중요성을 제대로 배웠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공매의 장점 세 가지와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사항을 정리했습니다.
공매란 무엇인가?
공매는 세금 체납으로 압류된 재산이나 공공기관 소유 자산 등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는 제도입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온비드(OnBid)에서 전국의 공매 물건을 검색하고 온라인으로 입찰할 수 있습니다.
1. 온라인 입찰이 가능하고 물건 종류가 다양하다
입찰 절차가 간편합니다. 법원 부동산 경매는 정해진 매각기일에 경매법정을 찾아가 입찰표를 제출해야 합니다.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온비드 공매는 회원가입과 인증수단 등록만 마치면 인터넷으로 물건을 검색하고, 공고된 기간 안에 입찰서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 사는 투자자가 충남 태안의 상가나 토지를 노린다면, 법원 경매는 해당 법원의 입찰 일정에 맞춰 이동해야 합니다. 온비드 전자입찰 물건은 현장 조사만 다녀온 뒤 입찰은 집에서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온라인 입찰이 가능하다고 현장조사까지 생략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물건의 종류가 다양합니다. 온비드에는 상가, 아파트, 토지뿐 아니라 자동차와 공공기관의 불용물품도 나옵니다. 국유재산과 공유재산의 매각·임대 입찰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자금이 넉넉하지 않다면 자동차나 소규모 자산으로 공매 절차를 먼저 경험해 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물건마다 매각조건과 소유권 이전 절차가 다르니 공고문을 꼼꼼히 읽어야 합니다.
2. 유찰 물건을 통해 저렴하게 취득할 기회가 있다
압류재산 공매에서는 유찰되면 비교적 짧은 간격으로 다시 입찰에 부쳐지고, 매각예정가격이 단계적으로 낮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모든 공매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신탁공매나 공공기관 재산 매각은 각 공고조건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감정가 1억 원인 상가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유찰이 거듭되어 예정가격이 9,000만 원, 8,000만 원, 7,000만 원으로 내려간다면, 투자자는 시세와 비교해 적절한 입찰 시점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시세 1억 원짜리를 7,000만 원에 낙찰받았다면 매입가 기준으로 3,000만 원의 차이가 생깁니다.
하지만 이 금액이 그대로 수익이 되지는 않습니다. 취득세와 등기비용, 승계되는 미납 관리비, 수리비, 명도비용이 추가로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비용이 800만 원이라면 총투자금은 7,800만 원입니다. 또 예상 시세가 1억 원이어도 실제 매도 때 그 가격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고, 매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더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매에서 중요한 것은 낙찰가가 얼마나 싼지가 아니라, 모든 비용을 포함한 실제 취득가격이 적정한지라고 생각합니다. 유찰 횟수만 보고 저렴하다고 단정하지 말고 주변 실거래가, 임대수요, 권리관계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3. 물건에 따라 경쟁이 적을 수 있다
법원 경매에 비해 공매는 입찰 절차와 권리분석이 낯선 투자자가 많습니다. 압류재산이나 신탁공매는 매각조건이 어렵게 느껴져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물건에 따라 경쟁이 적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매가 항상 경매보다 경쟁률이 낮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인기 지역의 아파트나 가격이 매력적인 상가는 공매에서도 입찰자가 몰립니다. 그리고 경쟁자가 적은 이유가 단순히 인지도가 낮아서인지, 권리관계나 점유 문제 같은 이유가 있어서인지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사항 !
1) 명도 문제. 법원 경매에서는 일정 요건을 갖추면 대금 납부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인도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일반적인 압류재산 공매에는 인도명령 제도가 없어서, 점유자가 자진해서 나가지 않으면 별도의 명도소송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소유권을 취득해도 바로 사용하지 못할 수 있고, 소송비용과 판결·강제집행까지의 시간 동안 임대수익도 얻기 어렵습니다.
2) 현장조사(임장)는 필수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토지처럼 로드뷰나 지도만으로는 맹지 여부, 주변 환경, 냄새, 진입로 상태 같은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온라인 입찰이 편리하다고 해서 현장 확인까지 건너뛰면 저처럼 보증금을 잃을 수 있습니다.
3) 권리분석은 꼼꼼하게. 등기부등본, 매각공고문, 점유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요즘은 AI에게 질문하며 쟁점을 짚어 볼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해당 물건에 대해 AI와 충분히 대화하면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미리 점검해 보라고 권합니다. 다만 AI의 답변은 참고용이고,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은 반드시 원본 서류를 직접 확인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결론
경매와 공매는 모두 부동산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취득할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공매는 온라인 입찰이 가능하고 다양한 자산을 검색할 수 있으며, 유찰 물건의 가격 변화를 보며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명도와 권리분석, 현장조사는 투자자가 직접 챙겨야 하는 부분입니다.
저는 경매와 공매 중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우수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물건의 가치를 정확히 이해하고,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인지 판단하는 일입니다. 법원 경매만 보지 말고 온비드 공매까지 함께 살펴본다면 더 다양한 투자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글은 개인 경험과 일반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